본문 바로가기
하늘/전투기 & 공격기

9월 KF-16 추락, 떨어진 고무패킹 엔진 빨려들어가 손상때문

by viggen 2023. 12. 11.

공군, 지난 9월 21일 KF-16C 사고 조사 결과 발표
3개월째 운항중지 KF-16·F-15K 150여대, 점검뒤 임무비행 재개
이륙 후 36초, 연소실 흡입 공기 이상으로 ‘엔진실속’

 

지난 9월 공군 전투기 KF-16 추락 사고는 엔진실 내부에서 탈락한 ‘러브 실(Rubber Seal)’이라 불리는 고무 패킹이 엔진 안으로 빨려들어가, 블레이드 등 엔진 내 구성품을 손상시킨 결과 추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엔진 실속’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공군이 11일 밝혔다.

 

임무비행중인 KF-16C 전투기


사고 전투기 KF-16C(단좌기)는 지난 9월 21일 임무를 위해 충남 서산 기지 내에서 이륙하던 중 추락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대책본부를 구성해 잔해 분석, 비행기록장치 확인, 비행 상황 분석, 엔진 계통 손상 분석, 조종사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투기 엔진 팬 모듈 ‘에어실’ 안쪽 면에 부착돼 있던 ‘러버실’이 떨어져 나가 엔진 내부로 유입된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 에어실(Airseal)은 엔진 팬 모듈을 둘러싸고 있는 링 형태의 금속 부품으로, 러버실은 에어실 안쪽 면에 부착하는 일종의 고무 패킹으로, 엔진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공군 관계자는 “떨어져 나간 러버실 조각들이 엔진 블레이드 등 구성품 일부를 훼손했고, 이에 따라 연소실로 흡입되는 공기 흐름에 이상이 생겨 ‘엔진 실속’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엔진 실속’은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 흐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추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임무비행중인 KF-16C 전투기


사고기는 이륙 직후부터 총 5차례의 엔진 실속이 발생해 조종사가 비상탈출한 뒤 서산 기지 내 활주로 사이 풀밭에 추락했다.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는 공중 요격 훈련을 위해 오전 8시 19분 서산기지를 이륙했다. 이륙 36초 후 약 314m(1030ft) 고도에서 강한 진동과 충격음을 동반한 엔진실속(Engine Stall)이 발생했다. 당시 조종사는 조류충돌(Bird Strike) 상황으로 판단해 기지로 회항하겠다고 통제소에 보고했다. 그러나 회항 중 2차·3차 엔진실속이 발생했다. 조종사의 추력 레버(Throttle) 조작에도 엔진이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같은 편조 2번기 조종사는 사고기 엔진 후미에 비정상적 연기와 화염을 보고 엔진결함 상황을 알렸다. 이어 4차 엔진실속이 발생하자 사고기 조종사는 비상탈출을 고려했다. 하지만 경로상에 민가도 있었고 항공기를 살려야겠다는 의지로 비상착륙을 결심했다. 곧 5차 엔진실속이 발생했고, 고도가 너무 낮아진 항공기를 활주로 중앙에 위치할 여유가 없었다. 이에 조종사는 통제소 조언에 따라 비상탈출했다. 이때 사고기 고도는 약 24m(80ft) 였다. 항공기는 비상탈출 1초 후 활주로 사이 풀밭에 추락했다.

공군 관계자는 “러버실 교체 작업은 엔진 제작사의 위임을 받아 민간 정비창의 협력 업체가 수행하고 있다”면서 “사고 KF-16C와 같은 엔진(F100-PW-229)에서의 러버실 탈락 사례는 모든 운용 국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류 충돌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러버실이 왜 탈락했는지에 대해서는 엔진 제작사와 민간 정비창에 원인 규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기 엔진은 27년 11개월 경과했으며 부품 교체로 수명을 연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규명됨에 따라 사고 전투기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KF-16과 일부 F-15K의 러버실 결함 등 부착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이 없는 전투기는 18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러버실 교체 작업은 PW(Pratt & Whitney)사 엔진의 국내 민간 정비창이 수행하고 있다. 해당 러버실은 4월과 8월에 교체 작업이 이뤄졌으며, 수명기간 약 6000시간 중 1385시간이 경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F100-PW-229에서의 러버실 탈락 사례는 모든 운용 국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은 “러버실이 왜 탈락했는지에 대해서는 엔진 제작사와 민간정비창에 원인 규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그간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150여대에 달하는 KF-16과 F-15K 전투기 운용이 제한돼왔다. 사고조사가 완료돼 이들의 비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재개에 앞서 동종 엔진 전체를 대상으로 비디오 스코프(일종의 내시경) 검사 등 자체 정밀검사를 통해 러버실 부착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점검이 완료된 항공기는 18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문화일보 2023.12.11)

 

P&W 엔진을 장착한 F-15K

우리공군은 차기전투기 2차 사업으로 F-15K 21대를 도입하면서 P&W사의 F100-PW-229EEP 엔진을 장착했다. KF-16과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꺼꾸로 같은 엔진을 장착한 150대나 되는 전투기들이 일시 작전 중지사태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1차 사업으로 도입된 F-15K 39대의 GE F110-GE-129A 엔진과 추가 도입한 21대에 장착된 P&W 엔진은 상호 호환장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GE 엔진과 P&W 엔진은 교환할 수 없기때문에 F-15K의 정비.군수체제를 이중으로 유지해야 한다. 당시 방사청은 "만약 GE나 P&W 엔진 가운데 한 개가 고장이 나면 같은 계열의 엔진을 장착한 F-15K는 모두 비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서로 다른 엔진체계를 갖출 경우 항시 작전 투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0대 혹은 130대가 가동중지되는 상황이 아니라 40대 vs 150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된 것이다. 근시안적 결정이 큰 오판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