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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전투기 & 공격기

한 미 일 전투기 연합 훈련후 군산기지로 복귀한 Wolf Pack

by viggen 2023. 10. 26.

지난 10월 22일 제주도 남방의 동중국해상에서 한 미 일 3국 전투기들이 미 공군 KC-46 Pegasus 공중급유기의 지원하에 사상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고 미 공군이 대량의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이날 실시된 훈련에는 주한 미 공군 군산기지 8 전투비행단의 80 전투비행대 소속 F-16 Fighting Falcon, 일본 항공자위대 8 전투비행단 F-2 전투기, 한국공군 11 전투비행단 F-15K 전투기들이 참가했다.

 

훈련을 마친 군산기지 8 전투비행단 F-16 전투기들이 복귀하는 모습들이다.(사진 미공군)

군산 기지는 일본이 1938년 중·일 전쟁 중에 전북 군산 서해안 일대에 활주로를 놓으면서 조성됐다. 해방 후 미군이 사용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 1949년부터 한국 공군의 기지가 됐다. 6·25전쟁 때는 북한군에 두 달여 빼앗겼다가 1950년 9월 3일 미 육군이 탈환했다.

 

미 공군이 처음으로 주둔한 것은 F-84를 주 기종으로 하는 제27전투비행단이 1951년 군산 기지에 공식 배치됐을 때다. 이후 지금의 미 제8전투비행단(미 8전비)이 1974년 F-4를 주 기종으로 군산에 배치됐다. 미 8전비는 1981년 기종을 F-4에서 F-16으로 교체하며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현재 미 8전비 예하에는 35대대, 80대대 등 두 전투 비행 대대가 있다.

 

군산에서 한미 공군 전투기가 나란히 서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한국 공군은 1963년 당시 F-86을 운영하는 제11전투비행단 소속의 제111전투비행대대(111비행대대)를 군산 기지에 배치했다. 그전까지 한국 공군에는 전투기 전력이 부족했다. 111비행대대는 1985년 F-5로 기종을 전환했다. 1987년에는 군산 기지에 제38전투비행전대를 창설했다.

 

38전대는 2006년 F-5에서 KF-16로 기종 전환후부터 한미 연합 공중 작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한국 공군의 F-5와 미 F-16의 성능 차이가 커서 실질적인 연합 훈련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군산 기지에는 미 공군의 전설적인 ‘탑건’인 고(故) 로빈 올즈(Robin Olds·1922~2007) 준장의 초상화가 여러 곳에 걸려 있다. 올즈가 군산 기지의 상징적 인물이 된 것은 현재 군산 기지의 미 제8전투비행단(8전비)이 한국 배치 직전 올즈에 의해 미 최고의 전투비행단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8전비의 애칭은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으로 8전비 전투기 꼬리날개에 늑대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애칭도 올즈가 붙여준 것이다.

 

현재 군산 기지의 주축인 미 8전비는 1974년 군산에 배치되기 직전까지 베트남전(월남전)에 참전했다. 올즈는 1966년 태국 우봉 공군기지에 주둔한 8전비 단장(대령)으로 부임해 월남전에 참전했다. 

 

1967년 미 공군 F-105 전투기가 베트남 미그(MiG)-21에 연거푸 피격되자 ‘볼로(BOLO·스페인어로 술주정뱅이) 작전’을 통해 북베트남 미그 21을 격추시켰다. 미 F-105 전투기가 출격하는 것처럼 기만 작전을 펴서 북베트남 미그-21이 대응에 나섰을 때 미 F-4를 띄워 손실 전혀 없이 북베트남 미그-21 7대를 격추하며 북베트남이 보유한 16대의 미그-21중 절반 이상을 날려버렸다.

 

당시 올즈는 볼로 작전에 출격하는 조종사들을 ‘양의 탈을 쓴 늑대’에 비유해 ‘울프팩’이라고 불렀고, 이때부터 이것이 8전비의 애칭이 됐다. 8전비는 1974년 주둔지를 군산 기지로 옮겨 49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 공군과 함께 한반도 상공을 지키고 있다.(조선일보 2023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