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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F-4 Phantom

퇴역중인 대한민국 공군의 오리지널 F-4E Phantom II

by viggen 2023. 8. 20.

대한민국 공군은 F-4D 92대, RF-4C 18대, F-4E 66대를 운용했다. 이후 순차적인 퇴역이 진행되어 F-4D와 RF-4C는 전량 퇴역했고 2023년 현재에는 F-4E 18대를 운용 중이다. 대한민국에 들어온 F-4D/E는 모두 11전투비행단에서 첫 도입 후 10전투비행단과 17전투비행단으로 분산 운용됐다.(사진 대한민국 공군)


1968년 월남전 파병의 댓가로 미국으로부터 도입되었다. 이전까지 F-5를 운용하던 대한민국 공군은 F-4의 도입으로 순식간에 유의미한 전력을 가진 공군으로 급부상했다. 당시 최강의 기체였던 F-4를 운용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네 번째였다. 이후 상당 기간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기로 활약했다.

1990년대 초반에 F-4D와 F-4E를 업그레이드하는 독일의 ICE 수준에 맞먹는 사업인 일명 KPU(Korean Phantom Upgrade) 사업을 구상했었다.  실제로, 독일 F-4F ICE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던 독일의 DASA사가 이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했었다.
다른 경쟁사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사로 F-16에 사용되는 APG-66 레이더를 사용한 개량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머리는 텅빈 김영삼의 집권과 함께 실시된 율곡사업 특별 감사에서 KFP 사업의 후속으로 F-15의 면허 생산 사업을 전망하여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취소되면서 IMF와 더불어 공군 전력 폭망의 탄탄대로를 다졌다.


이후 FX사업을 통해 KF-16과 특히 F-15K의 도입으로 F-4D의 역활을 일부 대체했다. 공군이 아직까지 F-4 전폭기를 운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F-16으로 운용할 수 없는 팝아이 같은 대형무기의 운용 능력 때문이다. 유사시 북한을 폭격할 때 F-16은 평양-원산 이남지역까지에 불과한 행동반경을 가졌지만 F-4는 북한 전역을 행동반경 안에 둘 수 있다. F-4가 퇴역한 후F-15K와 F-35A의 120대와 KF-16 130여대가 F-4E의 임무를 승계한다고 한다.F-4E의 공대공 무장은 AIM-7이 한계로 2010년대에는 BVR(가시거리 밖 공대공 전투)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제공전투보다는 AGM-65 매버릭, AGM-142 팝아이 등의 공대지 미사일이나 KGGB와 같은 유도폭탄을 이용한 폭격 및 근접항공지원에 주로 투입된다. 사실상 AGM-142 팝아이 미사일의 유일한 운용기체로 투입되며 그 외 폭격 임무는 F-15K가 수행한다.

F-4D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 1차와 2차 F-X사업으로 F-15K이 도입으로 2010년 퇴역했고 RF-4C의 경우 KF-16에 정찰용 포드를 장착한 RF-16의 배치로 2014년 퇴역했다. F-4E는 2022년 기준으로 현재까지 도입된 분량은 총 61대(2대 손실)로 3차 F-X사업으로 20대가 추가 도입되는 F-35로 순차 교체되어 2024년 중반에 완전히 퇴역할 예정이다. 참고로 정비 소요가 적은 F-5E/F 계열의 경우 1980년대 면허생산한 KF-5E/F 제공호를 포함하여 대부분이 KF-21로 대체되기때문에 2030년에 퇴역한다.  

2022년 5월 26일,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던 F-4E의 창정비 사업이 최종 종료되면서 다음 창정비 주기가 돌아오는 F-4E부터 순차적으로 정비 없이 퇴역시키고 있다.


공군의 F-4D

1960년대말 공군은 북한의 기습공격 능력과 주변국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1966년 ‘공군력 증강 5개년 계획서’를 통해 1968년부터 F-4D 팬텀을 도입할 것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1968년 베트남전 파병과 1.21 사태 및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등으로 북한의 위협이 가시화되자 한국의 F-4 도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68년 기종전환훈련을 위한 F-4D 6기를 리스하여 운용을 시작한다. 이 임대기체는 반납 예정이었으나 1975년 12월 12일 방위성금으로 5기를 구입하여 '방위성금헌납기'로 알려졌다.

1969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10$ 수준이었다.  팬텀 도입 및 운용에는 당시 국군의 베트남전 3차 파병과 관련하여 제공된 특별군사원조 1억달러 중 64%인 6400만달러가 소요됐다. 당시 북한 공군은 한국보다 양적, 질적 면에서 월등하여 빈번하게 공중 도발을 자행하였다. 그러나 F-4 도입과 함께, F-4를 수원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한 이후로는 2010년까지 북한 전투기의 영공 침범 같은 군사 도발은 일체 없었다.
 
도입 내역을 보면 미국의 Peace Spectator 프로그램에 의해 제1진으로 1969년 8월 25일 F-4D Block 24형 4대, 25형 13대, 26형 1대, 총 18대를 인도받아 이 기체들을 제11전투비행단 제151전투비행대대를 창설하여 배치했다.
 
제2진 F-4D 도입은 1972년 미국에 의해 공여된 한국 공군이 보유하던 F-5A 36대와 RF-5A 8대를 베트남으로 전환 이관하는 대신 대여분으로 주한 미 공군 제3전투비행단 소속 F-4D 18기(Block 26·27·28)가 우리 공군 제110전투비행대에 이관, 재편성하면서 팬텀 전력을 한층 더 증강했다. 이것도 당시 옥만호 공군참모총장이 당시 F-4D를 주한미군 보유분이 아닌 신규 생산분으로 제공하고 F-4가 당시 주둔하던 대구 공군기지에 전부 다 내려야 F-5를 반환하겠다고 배째고 드러누워서 미국을 압박해서 성사시켰다. 다만 BVR 공격 능력의 핵심인 AIM-7은 약간 뒤에 들어왔다.

이로써 과정이야 어떻든 대한민국은 21세기의 F-22급 전투기를 일본보다 먼저 수령하면서 한동안 중국, 일본, 대만을 제치고 동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공군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이 때 급하게 미군의 실사용기를 들여왔는데 핵투발 기능이 삭제되지 않은 채로 들어오면서 핵발사 배선이 유지되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이 이를 두고 강력 항의했었다는 소문도 있으나, 진위여부는 불명이다.


F-4D는 F-4E와 다르게 내부 기관포가 없고, 외부에 기관포 포드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발포할 때마다 조준점이 약간씩 틀어져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 1970년대에 F-4D가 사고로 손실됐는데 당시 경제력으로는 구매가 어려워, 사고기를 수리하여 다시 배치했다는 슬픈 일화도 전해진다. F-4D형은 2010년 6월 16일, 41년 만에 완전 퇴역했다.
 
공군은 1969~1989년에 도입한 F-4D를 2010년 6월 퇴역할 때까지 100대 이상 운용했다. F-4D 생산 당시 설계수명은 4000시간이었다. 미 공군은 1974년부터 1983년까지 항공기 동체와 날개 등 18개 부위를 보강하는 항공기 기골보전 프로그램을 통해 수명을 8000시간으로 연장했다. 한국 공군도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이를 동일하게 적용해 수명을 연장했다. 이후 한국 공군은 정비사들의 노력으로 다시 F-4D 경제수명을 9600시간으로 추가 적용했다.
 
마지막까지 F-4D를 운용한 151 비행대대는 단일 기종 41년 운용, 24년 7개월 무사고라는 기록을 세우고 2010년 6월 해체됐다.
 
참고로 RF-4C 정찰기 18대를 1989~1990년에 도입했다.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RF-4C 생산을 1966년 11월 시작한 이후 1973년 종료했다. 한국 공군은 미 공군이 운용하던 RF-4C 정찰기를 1990년 9월 15억4000만원을 주고 처음 구매한 이후 군사분계선(MDL) 남쪽 상공에 띄워 북한군에 관한 정보 수집에 적극 활용해 왔다. RF-4C는 2014년 6월 한국 공군에서도 사라졌다.

공군의 F-4E

2023년 현재 운용 중인 F-4E 팬텀 십여대는 1978년에 도입된 700번대 기체들이다. 400-500번대의 1976년 도입 기종은 전부 퇴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89년 10월 MIMEX(주요 잉여물자) 사업으로 미군이 운용한 기종을 일부 RF-4C와 함께 도입했다. 제17전투비행단 산하 3개 대대에서 운영했으며 노후화로 2013년 8월 1일부터 미군이 운용하다가 도입된 F-4E 기체들부터 순차적 퇴역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부터 F-35A 도입이 되면서 순차적 퇴역 및 비행대대 통폐합을 거쳐 제10전투비행단 제153전투비행대대에 재배치되어 운용 중이고 2024년에 전량 퇴역할 예정이다. 2024년은 F-4E 팬텀의 설계수명인 생산 후 45년이 되는 해다.
 
2010년대 초반 공군의 분석으로 F-4E 계열을 향후 10년 이상 운용이 가능하리라고 예측했다. 부품까지 단종되어 미국에서 조달이 어려워 스페인, 터키, 독일, 노르웨이 등 F-4와 J79 엔진을 가진 국가로부터 잉여 부품을 구매했으며, 운용 국가가 점차 줄어들어감에 따라 단종 부품이 증가하여 부품 돌려막기,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에 따라 일부 F-4의 부품 국산화 등으로 겨우겨우 운용해왔다. 노후된 부품 일부는 금속 3D 프린터로 만들어냈다는 기사도 등장했었다. 이런 노력이 있어 F-4의 가동률은 F-5, KF-16의 가동률을 상회하는 90%대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갈수록 가동률은 떨어져서 15년에는 81%로 같은 해 85%와 84%를 기록한 F-15K, KF-16에게 밀렸다. 17년에는 76%로 감소하고 2020년에는 목표치인 75% 아래인 71%로 떨어졌다.


현재는 국산 무장을 테스트하는 테스트베드로도 쓰인다. KF-16이나 F-15K, F-35A는 미국에서도 현역인 기종들이다. 이들로 무장테스트를 하려면 각 제조사와 미국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F-4는 거의 퇴역 직전의 구닥다리인지라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롭다. 팬텀은 2021년에 이뤄진 천룡 공대지 미사일 항공기 분리 시험에도 등장했다.
 
AGM-142 팝아이는 이스라엘제 공대지 미사일로, 최대 112㎞ 떨어진 목표물을 1m 이내의 정확도로 타격할 수 있다. TV 카메라와 적외선 유도장치 등을 장착해 정확도를 높였다. 길이 482㎝, 직경 53.3㎝로 무게가 1,300㎏에 달한다. 350㎏ 탄두를 장착해 1.5m 두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2000억원의 예산으로 100발이 도입됐다. SLAM-ER(사거리 278㎞) 및 Tarus (사거리 500㎞) 미사일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공군이 장거리에서 평양의 전략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무기였다. 이 같은 팝아이를 F-4만이 운반, 투하할 수 있어 현재까지 전력지수의 하나로 유지되고 있다.